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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궁금한취미/피아노

쇼팽 에튀드 Op.25 No.11 겨울바람 (Chopin Etude Op.25 No.11 Winter Wind)

by 느낌거리 2023.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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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팽 에튀드 작품번호 25번의 11번째 곡. A단조.

 쇼팽이 작곡한 에튀드는 모두 3개의 묶음으로 나뉜다.

 Op.10의 12곡, Op.25의 12곡, 3개의 작은 에튀드로 총 27개의 곡이다.

 Op.25의 연습곡들은 Op.10이 마지막으로 작곡된 1832년에 이어 1832년부터 1836년까지 작곡되어 1837년에 출판되었고 프란츠 리스트의 애인인 마리 다구에게 헌정되었다. 그래서 관련책이나 논문을 보면 리스트의 운지법이나 기교가 인용된 경우가 많다.

 곡은 겨울바람으로 많이 알려 져 있다. A단조의 빠르고 화려한 곡이며 특히 대학 입시곡으로 자주 쓰인다.

 첫 4마디의 서정적인 선율은 출판직전 친구의 조언으로 추가되었다고 한다.

 이 서정적인 선율이 지난뒤 폭발적인 오른손의 반음계와 내성이 합쳐져 부서지는듯한 음형의 프레이즈가 휘몰아친다.

 에튀드 중 난곡으로 악명이 높은데 Op.10 no.1을 연상케하는 넓은 아르페지오와 Op.10 no.2의 반음계가 한 곡에 합쳐져 있는데다가 왼손또한 엄청난 도약을 하며 다성부 표현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이 표현은 빠른템포와 포르테로 연주되어야하며 맹렬하고 쉴틈없이 휘몰아치는 폭풍같은 느낌을 표현해야 한다.


 첫 연주회 곡. 쇼팽 에튀드를 추격으로 처음 접한 후 클래식의 매력에 빠져 이 곡을 접하게 되었다. 반음계와 내성, 프레이즈의 개념을 알게 해준 곡. 또, 멜로디는 항상 오른손이 담당하는줄만 알았지만 이 곡은 아니었다. 피아노의 세계에서 견문을 더 넓혀준 곡.

 멋있다. 이 곡만 완주하면 피아노 잘친다는 소리를 들을것만 같았다. 허세를 부리기 너무 좋은 곡 같았다. 피아노로 겉멋을 부리고 싶었다.

 유튜브로 하루종일 겨울바람만 연주하는 윗층 때문에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영상을 접했다. 내용은 이렇다.

 어머니인것같은 목소리는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아들에게 연습 제대로 하라고 매우 엄하게 소리지르는데 아들은 절규하며 싫증을 내면서도 피아노를 연주하는 소리가 담긴 영상이었다.

 아무튼 그 영상으로 인해 겨울바람을 처음 접하고 키신의 연주를 듣게 되었다. 매료되었다.

 차디찬 겨울바람이 몰아친다는 느낌을 받는다. 무조건 받는다. 받을 수 밖에없다. 진짜.. 이래서 겨울바람이구나. 정말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도록 휘몰아치는 느낌을 받게하는 이 곡은 신비로움마저 들게한다.. 이 곡 들으면서 3분동안 숨 참으라고 하면 참을 수 있다. 입이 떡 벌어지기 때문..😲

 나는 빠른 템포에서는 악상 구분 없이 건반을 때려부셔버릴 듯 연주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 때문에 셈여림 조절이 쉽지 않았다. 특히 아르페지오에서 강약조절이 요구되는데 그 표현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겨울바람을 노래한다는 느낌을 주는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곡이 손에 익는데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템포를 쫓아가랴 양손 도약하랴 너무 바빠서 중간중간 악보에 눈길질 할 겨를 이 없었다. 그래서 악보를 통으로 다 외워야했고 때문에 손에 익는데도 오래걸렸다 ㅠㅠ

 난 특히 앞 4마디 연주 후 본 주제로 들어가기 전 심호흡을 하고 건반을 내려 치는데, 이부분이 너무 좋다. 쾌감. 짜릿.😁

 많은 출판사들이 89마디 왼손 16분음표 4묶음의 각 첫 음의 '라-라-라-시'가 '라-라-라-라'로 표기되어 있는 판이 많다. 이는 쇼팽 원고와 독일 초판을 따른 것이고 프랑스초판에는 '시'로 표기되는데 나는 '시'로 연주한다. 왜냐하면 그게 더 멋있기 때문... 그게 더 곡의 주제를 따르는것 같기 때문..


 연주가 참 쫀쫀하다.

 초반 분위기로 압도한다. 키신의 템포와 정확도, 소리의 단단함을 한번이라도 느낀 사람은 키신의 연주만을 찾게 만든다.

 위와같은 경지에 이른 피아니스트들은 그 실력은 비교할 가치가 없고 취향차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키신의 용맹함과 무시무시할 정도로 음악에 몰입하는 집중력, 그 연주의 세밀함, 매우 도전적인 곡 해석에 매료되었다.

 오른손은 기계처럼 기교를 표현하고 왼손은 인간처럼 감정을 표현한다. 그 왼손의 멜로디를 단순히 강렬하게만 해석하지는 않은 키신이다. 겨울의 바람은 날카롭고 차갑게 몰아치는 칼바람이지만 잠깐씩 온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 강력한 파워와 고난이도의 테크닉은 키신의 연주를 들은 동료 피아니스트들 마저도 피아노를 때려치고싶게 만들었다고 한다.

 모든 소리가 명료하다. 어떤 피아니스트들보다 날렵하고 민첩하고 독립적인 손가락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 연주에 몰입하여 흔들리는 풍성한 브로콜리 머리와 흐르는 땀방울은 듣는이를 연주자의 세계로 몰입시키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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